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한 프랑스 내 한국의 해 특별주간 둘째날(6.2)! 파리시립극장 부프 뒤 노르(Théâtre du Bouffe du nord)에서 판소리 한마당이 신명나게 펼쳐졌다.
한국의 명창 소리꾼과 유럽 아마추어 소리꾼이 함께 인류무형문화유산인 판소리로 500여 객석을 가득 메운 프랑스 관객과 한바탕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판소리는 한명의 소리꾼이 1인 다역을 하면서 말, 내용, 너름새 등으로 구연되는 것으로 청중의 적극적인 참여로 완성된다. 오늘 이 공연에서는 심청가에서 심봉사가 눈을 뜨는 과정, 사천가에서 주인공 순덕이 사촌 오빠 흉내를 내며 위기를 모면하는 장면 등에서 프랑스 관객이 ‘얼씨구’하며 추임새를 넣고 웃음으로 극장을 가득 메우기도 한 조화로운 공연이었다.
공연장이 파리의 부프 뒤 노르 극장이라는 말에 한걸음에 달려와 공연을 하게 되었다는 창작 소리꾼 이자람은 ‘불어를 할 줄 아는 한국인도 내용을 더욱 잘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정도로 외국 공연에서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는 게 자막’이라고 밝히며 4년 전부터 불어 자막번역을 함께 해온 한유민과 에르베 페조디에 부부를 한 팀이라고 소개했다.
이씨는 이 부부가 추진하는 K-VOX 페스티발*이야말로 진정한 한류 확산이며 한국 판소리 세계화를 위한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K-VOX 페스티발 : 파리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 한-불 문화단체로 판소리 연구가인 한유미와 인류학자인 에르베 페조디에가 4년째 운영해오고 있는 한국 전통의 소리축제
이자람의 공연에 앞서 유러피언 아마추어 소리꾼 경연대회가 열렸는데 비나리를 열창한 프랑스인 재즈 뮤지션 바질 뿌비용(22세)은 2012년 여수 엑스포에 연주차 들렀다가 한국의 매력에 빠져 소래를 배우기 시작했으며 연이어 사물놀이와 한국어를 배우는 등 한국문화를 사랑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2015-2016 한-불 상호교류의 해 ‘프랑스 내 한국의 해 특별주간’을 계기로 오늘 공연을 기획한 한유민은 ‘한국 전통문화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일회성 공연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 속에서 발전시켜나가 그 나라 문화로 스며드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